공간의 개념과 공간구조의 개념이란
공간의 개념
지리학 및 인접 분야에서 사용되는 공간의 개념은 대단히 추상적이 고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. 공간의 의미에는 기하학적 거리뿐 만 아니라 지리적 차이, 장소의 개념, 특이성 그리고 지역적 차이를 포 함한다. 구체적으로는 인간의 의,식,주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장소는 물론이거니와 인류의 기술발달 수준에 따라서 무한하게 변화할 수 있 는 자연상태 그대로의 지표 공간까지 포함하는 역동적인 공간과 정적 인 공간 모두를 포함한다. 또한 공간은 인간과 자연 상호간의 작용으로 변화할 수 있고, 공간에 담겨진 지리적 현상과 가치의 종류에 따라 공간의 기능과 성격이 달라진다. 공간의 변화란 물리적 변화와 화학적 변화를 모두 포함한다. 지역과학의 연구대상이 되는 주거지로서의 지표,지역,장소,위 치 등은 모두 인간이 생활하는 공간이다. 공간에 인간의 존재가 배제된 경우에는 단순한 자연공간이라 하고, 이와는 달리 인간 이 개재된 경우에는 인문공간이라 부른다. 그러나 도시 공간은 인종상태,가족상태,경제상태의 3차원으로 해부한 머디는 제7장에서 후술하는 것처럼 이들을 총괄하여 사회공간이라 불렀다. 이들 공간 가운데 도시학 인접분야에서는 인문공간 과 사회공간에 관심을 기울인다. 한편, 공간은 절대적 공간과 상대적 공간으로 분류되기도 한다. 절대적 공간은 공간이 어떤 지리적 사물 이나 현상을 담고 있는 그릇에 불과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 이다. 블로트는 지리학의 오랜 전통 중에 하나인 "어디에 무엇이있다."는 입지론적 공간개념이 바로 절대공간인식이라고 지적하였다. 즉 공간이란 자체가 경험적이고 뚜렷하며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실체라 고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. 고가의 심오하다 상대적 공간은 인간이 주체가 되어 공간을 이용하고 인간활동이 공 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. 예컨대, 교통수단과 교 통로의 혁신적 발달은 지리적 거리를 시간적 거리로 단축시켰고 넓었 던 세계를 축소시켜 지구촌이라는 공간개념을 낳게 하였다. 이와 같이 각종 교통시설과 정보,통신의 발달은 인간의 환경지각 및 공간인식의 범위를 넓혀주어 공간개념을 다양하고 폭 넓게 만들었다. 공간개념은 원래 물리학과 철학 분야에서 심도 있게 고찰되어 왔다. 특히 뉴톤 역학에서는 이론상 절대공간이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었 다. 뉴턴은 주어진 공간에서 물체의 상호간 운동은 그 공간이 정 지되어 있어도 혹은 원운동을 하지 않고 직선상을 일정하게 움직이고 있어도 동일하다."고 주장하였다. 라이프니즈와 유젠의 절대공 간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, 뉴턴의 절대공간 개념은 물리학 연구 의 기본적 전제가 되었다. 케일은 "공간이란 모든 물체가 그 속에 장소를 차지하고 있는 것 이다.라고 설명하면서, 공간은 침투가능하며 모든 물체를 그 자체 속 으로 받아들이고 무엇이든지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전혀 거부하지 않 는다고 하였다. 또한 공간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되어 있으며 어떤 작용 이나 형상, 성질을 지니지 못한다. 공간의 각 부분은 아무리 강한 힘을 가해도 서로 분리되는 법이 없다. 그러나 공간 그 자체는 움직이지 않 더라도 운동하고 있는 사물을 차례로 수용하고 그 운동의 속도를 결정 한다. 19세기 중엽에 공간에 관한 혁명적인 견해가 수학자들에 의해 제기 되었다. 그 견해에 따르면, 공간은 편의적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. 이것 은 로크의 경험론과 유사한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. 독일의 실존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공간적 질서를 기능론적으로 구성하려고 시도하였다. 그의 유명한 공간론에 관하여 여기서 상세히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지만, 현상은 물질로서가 아니라 도구로서 나 타난다고 보아야 한다. 그렇다면 도구 상호가 지닌 관련성에서 생각해 볼 때, 존재의 공간성은 스스로 질서를 세우게 될 것이다. 뉴톤 식 역학이론을 전개한 오일러는 공간이란 그 속에서 우주가 구 성되어 있는 무한대 공간의 부분이다. 이런 의미에서 그 공간 은 상대적 공간과 구별하기 위해 절대공간으로 불린다."고 주장하였다. 공간에 대한 물리학 및 철학적 해석은 차치해 두더라도,카스텔은 공간의 구체적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하여 도시공간의 개념을 도입 하였다. 그는 도시공간을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결정하는 경제구조라 간주하고, 이 경제구조는 생산수단과 노동력의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 어 있다고 주장하였다. 그러나 그와 같은 정의는 도시공간을 너무 단순 화시킨 협의적 정의라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. 카스텔과 같은 협의적 정의보다는 오히려 전술한 바 있는 케일의 정의에 입각하여도 시공간은 도시시설이 차지하고 있는 장소를 가리킨다. 라고 설명하는 쪽이 더 이해하기 쉽다.
공간구조의 개념
지표공간은 분류기준과 방법에 따라 다수의 공간으로 구분된다. 공 간 속에 도시적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으면 도시공간으로, 또 그 속에 농촌적 요소들이 들어 있으면 농촌공간으로 분류된다.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, 공간은 지역과 개념적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. 즉 도시공간은 도시지역과 동일한 용어이며, 농촌공간은 농촌지역이라 표현해도 아무 런 차이가 없다. 그러나 후술하는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양자 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에 유념해 두어야 한다 큰 규모의 공간 속에는 그보다 작은 규모의 여러 공간이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다. 따라서 작은공간이 여러 개 모여 더욱 큰 상위공간을 형성하게 된다. 더 나아가 모든 대공간이 모여 지구표 면의 전부를 망라하는 세계공간을 구성하게 된다. 세계공간이란 사실상 지구의 대기권을 한계로 하는 지구공간을 뜻한다. 이와 마찬가지로 가 옥은 지붕,기둥,벽,창문,굴뚝 등이 모여 그들 각 부분이 각각의 역할을 함으로써 부분이 전체가 되어 구조화된다. 가옥의 구성체인 지 붕은 눈과 비를 막아주는 기능, 기둥은 지붕을 받쳐주는 기능, 벽은 외 부와 차단해 주는 기능, 굴뚝은 연기를 배출하는 기능 밖에 없지만, 이 러한 기능들이 모여서 주거기능이라는 한 차원 높은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. 이처럼 다수의 부분공간이 모여 각기 주어진 역할을 다함으 로써 더 큰 전체공간을 구성하여 한 차원 높은 또 다른 기능을 발휘하 게 될 경우에 이것을 공간구조라고 부른다.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하나의 공간을 구성하는 자연적,사회적,경제적,역사적 요소들의 통합체 자체를 공간구조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. 각 요소들의 통합체는 자연구조,사회구조,경제구조 일 뿐이며 결코 공간구조를 이룬 것이 아니다. 공간이 구조화되기 위해 서는 대공간(전체공간)을 구성하는 소공간(부분공간)은 서로 기능적 관 계를 맺고 있어야 한다. 각 부분공간들은 상호간에 무언가의 기능적 연 계가 있어야 비로써 공간구조가 성립되는 것이다. 이상에서 설명한 사실에 비추어 다시 한번 정리하면, 공간구조는 지 리적 사상(사물과 현상)을 담고 있는 부분공간들이 질서 있게 일련의 관계를 맺으면서 배열된 패턴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. 따라서 공간구조 는 구조화의 과정을 거친 결과물로써 실체화되어 공간적 형태로 각인 된 것이며, 그 형태는 점,선,면 등의 기하학적 실 체로써 표현될 수 있다. 공간상에 나타나는 질서는 추상적이거나 상징 적인 것이 아니라 점이나 면으로 표현될 수 있는 공간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서로 연결되므로 구체적인 것이다. 그와 같은 공간적 상호작용은 도시 및 중심지 간의 교통망과 같은 일정한 경로를 따라 이루어지는 이동 또는 흐름이라 고 볼 수 있다. 따라서 하나의 공간구조는 부분공간들 간의 상호작용이항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유기체로 간주될 수 있으며, 구조화된 공간은 정태적이라기보다는 역동적인 존재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. 일 단 공간구조가 형성되면, 그것은 또 다른 공간을 생성시키거나 새로운 공간적 상호작용을 유발시킨다. 이와 같이 공간구조와 공간적 상호작용은 순환적,누적적 인과관계 를 맺고 있다는 것이 논리실증주의자 들의 공간구조에 대한 인식이다. 일반적으로 공간과정 은 공간구조가 성립되기까지의 시공간적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므로, 거 꾸로 공간구조는 공간과정에서 결과된 부분공간의 배열상태 내지 배열 양식이라고 볼 수 있다. 예컨대, 본 튀넨의 고립국은 하나의 이론적 가설 이지만 도시를 중심으로 자유식 농업, 임업, 윤재식 농업, 곡초식 농업, 삼포식 농업, 축산업이라는 서로 다른 경영방식에 따른 농업공간이 동 심원의 배열을 이루고 있다. 이들 각 공간은 등질적 공간이며, 그것들은 중심도시의 시장에 대하여 교통 또는 수송비라는 기능적 관계에 기초 하여 배열되고 조직된 것이므로 이른바고립국의 공간구조를 형성한 다고 볼 수 있다. 이와는 달리 공간구조를 사회과정과 사회구조에 의 해 만들어진다고 보는 구조주의적 관점이 있다. 특히 지리학분야의 구 조주의자들은 사회,정치,복지,환경,경제,지역개발 등의 분야에 서 공간에 존재하는 질적 차이점이나 공간구조의 사회적 모순, 사회적 갈등, 지역격차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. 그들은 도시공간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특히 경제발전과 도시화의 진전에 따른 국가의 경제정책이 나 기업조직 분화의 과정과 정치적 요인에 따라 공간구조가 형성되고 분화된다고 보고 있다.